배란(관계) 2주가 되어 테스트기를 하기로 한 날의 아침,
임신을 준비한지 오랜 시간이 지났음에도 여전히 좋은 소식이 들려오지 않자 불안한 마음이 들었다.
테스트를 하기도 전부터 아닌 것 같다는 확신 같은 것이 들었고 그게 맞아 떨어지니
익숙한 실망감이었지만 왠지 모를 좌절감 같은 것이 동시에 느껴졌다.
얼마 전에 여성이 산전검사로서 일반적으로 행한다는 여성 검사와 조영술까지 받았으니
남은 것은 남편의 정자가 멀쩡한 지에 대한 확인, 확신이 필요했고
주말이라 푹 쉬고 싶어하는 남편을 설득하고 또 설득한 끝에
급히 정자검사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 평택 비뇨기과를 찾아가게 되었다.
대부분의 남성분들이 그렇듯 비뇨기과에서 시행하는 정액검사에 대한 부끄러움, 수치심과 더불어
남편은 내가 왜 주말에 이런 것을 해야하나 와 같은 짜증도 치민 듯 했다.
어린아이를 달래듯 남편에게 고맙다고 하고 이게 다 2세를 위한 것이라며
남편의 기분이 풀릴 수 있도록 노력했다.
사실 정자 검사는 10월 시도에도 실패할 경우 받기로 예정되었는데
내가 급 불안감을 느껴 남편을 억지로 끌고간 것과 마찬가지였기 때문에 그런 짜증은 충분히 이해했다.
접수를 마치고 잠시 뒤, 남편은 이름이 호명되어 메스실린더를 가지고 '그 곳'에 들어갔다.
그리고 잠시 뒤 나와 메스실린더를 병원 직원분께 건넨 후잠시 앉아 결과가 분석되는 것을 기다렸다.
그 사이 기분이 조금은 풀어졌는지
웃으며 비뇨기과의 검사실에서 보여지는 영상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다.
이게 과연 합법적인 것이 맞는지와 같은. (그냥 별 생각없이 하는 진지하지 않은 대화)
잠시 뒤 다시 한 번 남편의 이름이 호명되며, 진찰실로 들어오라는 안내를 받을 수 있었다.
선생님께서는 우리가 임신을 준비함에 있어 기간과 나의 주기 등의 간단한 건강상태를 물어 보신 뒤
남편의 정자에는 큰 이상이 없다는 검사 결과를 말씀해 주셨다.
뭐가 수치로 나와있는데 그런 것에 대한 내용은 거의 생략해서
갯수도 적당하고 모양 문제도 없으며, 활동성도 나쁘지 않다.
뭐 이정도의 답을 해주셨다. 그냥 앞으로도 열심히 시도해 보라는 말씀 정도.
사실 수치에 따른 구체적인 설명이 덧붙여질 줄 알았는데
그건 아니라 조금 아쉬움이 컸다.
하지만 선생님께서 정말 유쾌하셔서 무겁지 않게 검사 결과를 들을 수 있었던 것 같다.
이 검사 결과를 가지고 나중에 인터넷을 통해 확인해 보니
정상정자의 비율이 100%라고 되어 있어 약간 정확도에 대한 의문이 생기기도 했다.
그게 가능한가 싶기도 하고..?(검사 결과지를 보니 그 부분은 분석을 하지 않은 것 같다. 진짜 속상..)
검사실에 다시 가지 않고 그 부분만 재분석하는 것은 어려울까. 나중에 한 번 전화해 봐야지..
사실 검사 전에는 3~7일 정도 전에 관계 등을 통해 정자를 배출한 뒤
새롭게 생성된 정자로 검사를 하는 것이 옳은 방법이었다.
하지만 남편과 주말부부로 지내고 있는 데다가 급 꽂혀 남편을 비뇨기과에 데려간 것이기 때문에
그 부분까지 고려한다면 남편의 정자는 더욱 건강한 상태였을 것이다 하는 희망을 가져 보기로 했다.
참 정액 정자검사 결과를 분석하는 방법은 다음과 같다.
일단 수치를 잘 살펴 봐야하는데 나도 아는 것이 부족하니 정확한 분석, 해석은 의사 선생님께 맡기고
그냥 참고 정도만 하시기를 바란다.
아울러 위의 검사 결과를 보고 내가 아는 것과는 달리 결과에 문제가 있다면
꼭 댓글로 말씀해 주시면 좋을 것 같다.(전문가님을 매우 환영합니다.)
*
Volume: 정액의 양 (많을수록 좋다, 1.5ml는 넘어야 한다고..)
Concentration: 정액 1ml 당 정자의 마리 수(ml/10^6, 커트라인은 15, 평균은 73이라고 한다. 흑)
Motility: 정자의 운동성(42% 이상이어야 하며 평균은 61%)
rate of nomality: 정상 정자 비율(Strict Morphology)
위의 결과를 보았을 때 남편의 검사 결과는 다행스럽게도 커트라인을 넘기긴 하나
정상정자의 비율은 정확한 분석이 되지 않았기 때문에
임신시도에도 결과가 좋지 않다면 다른 병원을 가서 검사를 받아 보아야 할 것 같다. 에라이. (왠지 짜증나는 중)
여튼 검사에 응해준 남편에게 다시 한 번 감사를 표하며, 검사를 하지 않고 좋은 소식이 들려오길 바라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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